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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왜 야생차(野生茶)인가?
이름 : 로아차 2006-04-30 20:52:12, 조회 : 14,982
Homepage : http://www.loacha.com

03.왜 야생차인가?

사전적 의미로 야생(野生)이란 "사람이 키운 것이 아닌 동식물이 산이나 들에서 절로 나고 자람, 또는 그런 동식물"을 말합니다.

마실거리로 필요에 의하여 키우는 차나무가 사전적 의미의 야생일 수는 없겠지요.
깊은 산, 인적이 드믄 곳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야생차밭 역시 그 옛날 누군가가 필요에 의하여 차씨를 심고
돌보아, 차밭을 만들었다가 알지 못할 사연을 남긴 채 수십, 수백년이 지나 우연히 발견된 것들 일 겁니다.

  
[심어만 두고 방치된 채 남겨진 차밭]


야생차라 함은 위와 같이 차씨를 심어만 두고, 크는 동안 인위적인 어떠한 행위도 하지 않고
큰 차나무를 말합니다. 경우에 따라 일년에 한두차례 차나무를 덮고 있는 넝쿨이나 잡초등을 제거할 수 있겠지만, 유기질퇴비나 화학비료등은 일체 하지 않고 키운 (당연히 제초제나 농약등도 배제된) 차나무의 생엽과 그 생엽을 채취하여 만든 차(茶)를 통상적으로 '야생차'라 부릅니다.

사람의 손이 가지 않으니 키우기가 쉬울 수 있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쉬우니 더 많아야 할 터인데, 오히려 야생차의 수가 많지 않은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첫번째, 처음 차밭을 조성하는데 손이 많이 갑니다.
씨앗을 뿌리고, 잡초보다 조금 더 키가 커질 때까지는 끊임없이 보살펴 주어야 합니다.
처음부터 비료나 퇴비를 전혀하지 않고 키운다면, 처음 차씨를 뿌리고 7~8년은 되어야 소량의 생엽을 채취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속도가 매우 느립니다.
한 여름철엔 풀을 매주고 돌아서면 풀이라고 할 정도로 잡초가 무성하여 최소 2 ~ 3년간은 어린 차나무를 휘감아 덮어버리는 넝쿨류의 잡초등은 끊임없이 사람이 제거해 주어야 합니다.
(제초제를 왜 사용하는지 뼈저리게 실감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    

그에 비해 가지의 한 부분에 뿌리를 틔워 땅에 심는 삽목법을 주로 사용하는 일반 재배 차밭은 빨리 크고 잘 자라, 적당한 때 비료만 뿌려주고 (제초제를 사용하여) 풀을 제거하여 준다면, 조성후 3년 이후로 생엽의 채취가 가능할 정도로 쉽게 차밭을 조성할 수 있습니다.

두번째, 수확량이 극히 적어집니다.
단위면적당 수확량이 1/10 에서 1/40 정도까지 차이가 납니다. 효율성을 따지는 현대사회의 경제적인 시각에서 보자면 이는 분명 비합리적인 생산방식이며, 대량 생산에 적합하지도 않습니다.

세번째, 수확시기가 늦어집니다.
수확시기가 중요한 이유는 녹차의 등급과 가격이 찻잎을 딴 시기로 구분되기 때문입니다.
하루라도 빨리 채취한 찻잎이 더 비싸게 팔리는 것이지요.
(생엽의 가격은 하동의 경우 매일 바뀌는 <화개농협>의 수매가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상품/중품/하품으로 나뉘어 가격이 책정됩니다.)

그런데 인위적인 비료나 퇴비를 하지 않는 차밭의 경우엔 찻잎을 경제적으로 채취할 수 있는 시기가 일주일에서 보름정도 늦어집니다. 이정도 늦어지게 되면 심한 경우 30~50%정도 생엽의 가격이 낮아지게 됩니다.

네번째, 가공이 어렵습니다.
야생찻잎은 생엽을 보면 힘이 느껴질 정도로 억세고 두텁습니다.
비료나 퇴비를 한 찻잎의 경우는 단맛이나 감칠맛을 내는 아미노산의 원료가 되는 암모니아 또는 질소의 함유량이 높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쓴 맛과 떫은 맛의 카테킨을 많이 보완시켜 줍니다.
(화학조미료나 합성감미료등의 역할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우실 겁니다.)

야생차는 일반적인 방식으로 제다 할 경우,
특유의 쏘는 듯한 쓴 맛이 그대로 느껴집니다.(아주 어린 잎으로 만든 차의 경우엔 덜합니다)
이런 쓴 맛을 야생차를 알고 즐기는 소수의 사람들은 좋아할 수도 있겠지만, 대다수 사람들의 입 맛에는 분명히 거슬리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차를 만들때 일반 찻잎을 가공 할 때보다 몇배의 노력을 더 들이게 됩니다.

(저 역시 이의 극복을 위해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하였고, 나름대로 다음에 언급할 "아홉번 덖고 비비는" 방법으로
극복하였다 생각합니다.)

  
이상의 네가지 이유만으로도 야생차로 녹차를 만드는 경우엔 매우 비경제적인 방식의 차 만들기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왜 차 만드는 사람들이 야생차를 고집할까요?

제대로만 만든다면 일반 재배차와는 맛과 향이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차의 품질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생엽이며, 보통 차품질의 70% 정도를 차지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아무리 차를 잘 만드는 사람이라도 원료가 되는 생엽이 좋지 않다면 좋은 차를 만들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차를 즐기고 마시는 이유가 맛과 향 때문이라면 야생차는 이상적인 선택이라 생각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입니다.

수확량을 늘리기 위하여 무리하게 화학비료등을 살포하면,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것은 제초제와 살균/살충제등 농약입니다.

다행히 농약은 잎차의 수확이 끝나고 난 후인 7월 이후 살포하며, 차가 덖어지는 온도인 190 ℃ 이상에서는 농약의 성분이 전부(?) 휘발되어 버리기 때문에 다른 농작물에 비해서는 안심하고 먹을 수 있고, 우리나라 녹차의 잔류농약허용기준치 역시 다른 나라에 비해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으므로 우리나라 잎녹차에서는 농약 성분이 거의 검출되지 않는다고 보셔도 좋습니다.
(신문지상등에 가끔 선정적으로 보도되는, 농약이 검출되는 녹차는 대부분 티백류이거나 수입제품들입니다.)

그러나 아예 근원적으로 하지 않을 수 있다면 안하는 것이 최상이겠지요.

사실 야생차에 대한 반박이나 반론(反論), 야생차는 소용없다는 무용론(無用論)등도 상당한 편입니다.

1) 차나무의 생태학적, 영양학적 측면에서 영양소의 공급을 위해 화학비료는 몰라도 유기질 퇴비는 꼭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더군다나 '나무가 영양분을 만들기 위해 광합성을 해야 할 잎을 채취하는 차나무로서는 인위적인 영양분의 공급이 꼭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자면 그럴듯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퇴비나 비료를 하는 시기를 보자면 거의 대부분 2~3월중에 몰려 있고, 심지어 수확기인 4월중에도 듬뿍듬뿍 뿌려 주는 것으로 보아 비료나 퇴비의 목적이 차나무의 생육보다는 수확량을 늘리고, 수확 시기를 빠르게 하기 위함이 아닌가 보여집니다.

집에서 키우는 화초에 먹고 남은 차찌꺼기만 주어도 잘 자라는 것을 볼 때, 차나무가 자신이 떨구는 찻잎만으로도 건강히 잘 자라리라 생각하는건 지나친 억측일까요?


[일하다가 우연히 뽑힌 어린 차나무]


위의 사진과 같이 지상에 올라온 몸체의 몇배에 달하는 뿌리는, 혹시 모자랄지도 모를 영양소를 충분히 보충하고도 남으리라는 것이 제 판단입니다.

대규모 다원에서 재배되는 차밭의 경우는 4~5월의 잎녹차를 수확할 때보다, 6월부터 8월까지 티백용녹차를 수확하는 시기에 기계를 이용해 싹쓸이 채취 합니다.
가지만 앙상히 남을 정도로 찻잎을 전혀 남겨 놓질 않으니, 정말이지 영양분의 부족으로 대량의 비료나 퇴비를 하지 않으면 안될지도 모르겠습니다.

2) '인간의 배아까지 복제한다는, 날로 발전되는 과학 문명 시대에 맞지 않는 고리타분하고 전근대적인 야생차타령인가? 오히려 발전한 유전공학으로 차나무의 품종개량에 더욱 힘쓰고, 수확량을 늘려 녹차를 대중화 시키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 아닌가?' 라며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현대 농업에서 품종의 개량으로 수확량이 늘어나고 가격이 하락하여 보다 많은 사람들이 그 덕(?)을 일정 정도 보는 것도 사실이지만, 쏟아 붓는 무수한 양의 화학비료와 농약의 도움 없이 개량된 품종이 잘 자라는지 되묻고 싶습니다.

혼잡한 콘서트에서 자기만 잘 보려고 일어서면 모두 다 일어서서 결국 모두 다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농업에 있어서도 수확량을 늘리기 위한 개인들의 타당한 행동(증산을 위한 여러가지 행위들)이 농산물의 가격과 질의 저하와 막대한 농사비용(종자,비료,농약,기계대금 및 그 이자등)의 지불로 파산에 이르게 된 것이 작금의 현실이고 보면, 차농사에 있어서도 이는 다르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녹차의 경우엔 기호식품으로 질의 저하는 수요의 급감을 불러 올 수 있다는 측면에서, 그 폐혜는 더 심각해 질 수 있습니다.

결국, 농촌이 살 길은 수확량을 증대시키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바른 먹거리를 만들어 내는 것일 겁니다.
녹차의 경우도 단순히 건강을 위해 마시는 음료가 아니라, 맛과 향을 즐겨 계속 찾는 생활 속의 음료로 발전할 수 있도록 품질을 높여야하며, 그것을 이룰 기초가 되는 것이 바로 '야생차'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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