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lfgang Amadeus Mozart, Concerto for Clarinet and Orchestra in A major, K.622 (1791)
우리에게 천상의 소리가 무언지 들려 주기 위해 잠시 머물다 간,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두번째로 소개할 곡은 천재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입니다.
이 곡의 2악장 아다지오가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 의 메인 테마곡으로 쓰이며 더욱 유명해졌죠.
'클라리넷 협주곡' 은 '모차르트' 가 세상을 떠나기 두 달 전쯤 완성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미완성에 그친 '레퀴엠' 을 제외한다면 거의 마지막 작품인 셈이지요. 곡의 완성도나 곡조의 아름다움을 근거로
어떤 이들은 이 곡을 죽기 전에 단 한번 운다는 '백조의 노래' 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어떻게 해석하냐에 따라
듣고자 하는 방향이 달라지고, 감상도 판이해집니다. 실제로 일반 클라리넷보다 3음 낮은 '바셋 클라리넷' 으로 연주하는 것을 듣고 있자면, 인생의 막바지 황혼녘에 지나온 삶을 반추하는 장면이 그려집니다.
계절은 낙엽을 거의 다 떨군 늦가을이 적당하고요.
어떠세요? 모차르트 특유의 삶의 활기와 희망이 느껴지지 않나요?
모차르트의 마.지.막. 작품이라는 데 선입견을 두지만 않는다면 위의 연주에서 '모차르트는 역시 모차르트다'
라고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연주를 듣고 있자면 봄햇살이 눈부십니다.
어디선가 싱그러운 향기가 자꾸만 콧속으로 날라들어와 마음을 들쑤십니다.
겨우내 굶주렸을 꿀벌은 분주히 꽃품을 파고 들고, 바람이 불때마다 향기와 함께 낱낱이 흩어져 날리는 꽃잎들이 어지럽습니다. 산허리쯤에선 검은등 뻐꾸기가 예의 그 독특한 4음절로 울어대고, 꿩은 제 짝을 찾아 대숲을 부산히 돌아 다닙니다.
바야흐로 매화가 지천으로 피어 나는 '지리산의 봄' 입니다.
갓 딴 매화 꽃송이 서너 개를 다관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붓습니다.
아직 덜 핀 꽃망울은 뜨거운 물과 만나는 찰나에 한 생애를 화들짝 피워냅니다.
투명하고 옅은 금색의 찻물 위로 희미한 향이 아른거립니다.
매끄러운 찻물은 매실을 떠올리게 하는 약간의 새콤함과 부드러운 꽃향을 입안 가득 채웁니다. 그 향은 결코
들뜨거나 경박하지 않습니다. 입안에 묵직하게 남는 달콤함은 우아하고 기품있으며 따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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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리넷은 저음부에서 먹감색 짙은 중후한 소리가, 중음부에서는 속깊고 매끄러운 소리가 나오고, 고음부에서 익살스러운 소리가 나오는 등, 각 음역대 마다 음색이 변하며 표현의 폭과 깊이가 달라지는 매력적인 악기지요. '모차르트' 의 '클라리넷 협주곡' 을 연주할 때 보통은 A 클라리넷이라 부르는 일반 클라리넷을 이용하거나
모차르트 작곡 당시의 악기와 유사한 3음이 낮은 '바셋 클라리넷' 을 이용합니다.
저음부가 강조된 연주는 애상적이고 구슬픈 감정을 불러 일으킵니다.
그에 비해 '데이비드 시프린' 이 연주한 클라리넷은 밝고 선명합니다.
그 이유는 '벨 칸토 클라리넷' 이라 불리우는 '데이비드 시프린' 의 연주 능력이 탁월해서이기도 하지만, 이 곡의
연주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광역 클라리넷' 을 사용해서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의 의도대로 기존의 연주들과는 조금 다른 부드럽고 따뜻한 모차르트를 되살려 내는 데 성공합니다.
들려오는 음악으로 영혼은 고양되고, 한 잔의 매화차로 자연과 만납니다. 특별한 치장이나 쓸데 없는 과장은
이 자리에 군더더기일 뿐, 그저 있는 그대로 본래의 즐거움을 느낄 뿐입니다. 무의미하게만 흐르던 시간도
이 자리에서는 새로운 의미를 갖고 영원히 남습니다. 삶이 소중해지는 순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