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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모과 한 알 세럼
이름 : 하동댁 2018-12-06 17:01:13, 조회 : 1,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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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아래 우뚝 서있어도
우리에게만 보이는  모과나무

노란 열매 뚝뚝 떨구었기에 주워다가
구석구석 정말 야무지게도 파먹은 벌레자리들
진을 빼고 도려내니 드디어 말끔해져서
포옥포옥 시나브로 끓여
보석같이 영롱한 모과젤리잼 간신히 4 병 얻었습니다.

동생에게 한 병, 단짝과도 한 병 달게 나누었지만
아무래도 아쉬워 며칠 지나 그 자리 다시 가보니
어디서 왔을까
이렇게 어여쁜 모과 한 알!







모과를 맑은 물에 헹구어 툭툭 자른 다음
팩틴이 유난히 많은 씨앗과 함께 냄비에 담고
물을 듬뿍 부어 바글바글 끓여요.
저는 지금 모과 한 알 세럼을 만드는 중입니다.

모과는
팩틴이 가장 많은 과일 중 하나예요.
물에 잘 녹는 수용성 팩틴이라 물에 끓이면 곧 찐득해지는데
잼을 조릴 때 마다 저는 이 끈적이는 액체를 얼굴에 듬뿍 발라보고싶은 충동을 느끼곤 했답니다.
그게 뭐 그리 어렵다고 못 해보나 그러면서도
모과잼을 한 방울이라도 더 짜내려면 꾸욱꾸욱 참아야만 했더랬지요.
알아요. 모과잼 그게 또 뭐라고...라는 생각 어쩌면 하실 수도 있다는 걸요.
그러면 저는 이렇게 대꾸할래요.

힝~! 모과잼
아직 안 잡솨보셨쥬?^^;







보세요.
물이 대략 100ml 쯤 줄었을 뿐인데 뿌연빛이 돌잖아요?
두 손가락에 살짝 묻혀 비벼보면 벌써 진득한 느낌이 들만큼 모과팩틴이 우러났어요.

서두르면 안 돼요.
약불에 놓고
어디가지 말고 불앞에 꼭 붙어 서서
혹여 밑이 눌지 않도록
혹여 아까운 모과즙이 끓어 넘치지 않도록 마음을 기울이며
모과즙이 얼마나 뽀얗게 우러나는지
모과살은 또 얼마나 물러야 부서지는지
또랑또랑 맑은 눈으로 지켜보아야 해요.







모과 한 알 과즙을 조려
반 조금 더 되게 얻었어요.

잠시 마음이 일렁입니다.
이거면 모과젤리잼이 작은 병으로나마 한 병은 나오게 생겼지?
아냐아냐 넌 꼭 입으로 먹는 것만 먹는 먹는 걸로 칠래?
퍼석퍼석 메마른 우리 얼굴에도 좀 먹여줘야 요맨치라도 이뻐질 거 아니냔말이쥐.
어우~ 아라써. 쿨 하게 쏜다구, 모과 한 알 세럼!







고운 체에 밭쳐 모과즙을 받아요.
얼굴에 바를 때 자잘하게 풀어진 모과 과육이 거슬릴 수 있으니 2 번 반복해서 체에 내립니다.

충분히 식힌 다음...







식물성 글리세린 반 숟갈,
내가 제일 좋아하는 스윗팬넬 에센셜 오일이랑
두 번째로 좋아하는 로즈 제라늄 에센셜 오일 또록또록 떨구고







겨울 피부에 이만한 오일도 없다지요.
발랐을 때 가볍게 퍼지는 펌킨씨드 오일 몇 방울과
어우 이 냄새는 진짜 피하고 싶지만 그래도 주름 몇 개쯤은 옅어지는 체험을 해봤으니까 캐롯씨드 오일도 빼먹지 말고 또록또록 또로록...







내가 가진 좋은 건 다 넣었으니
찰랑찰랑 저어서

끓는 물에 소독해 미리 말려 둔 갈색병에 담아요.







만들고 나니
좋아서 콧노래가 나와요. 모과 한 알 세럼.^3~♬







모과 팩틴의 힘은 바로 이런 거.
주루룩 흐르는 듯하다가 그대로 멈춰랏!

오일이 세럼과 섞이도록 마구 흔든 다음
바르면 쫀득쫀득 해요.
톡톡톡 두드리면 살이 손가락에 차알싸~악 붙어요.
두드릴수록 스며서 나중엔 끈적임을 못 느끼겠고요.
로션이나 꾸덕한 크림과도 아주 잘 섞이고
무엇보다도 정말 놀라운 보습력!

유행한 지 한참 됐죠?
7 스킨법, 이라고 스킨을 7 번 겹쳐 발라 보습하는 방법 말이에요.
이거 효과 좋지 않나요? 저는 효과 많이 봤는데요.
모과 한 알 세럼은 한 3 번만 발라도 스킨 7 번 바른 것 보다 촉촉하고
그게 또 하루 종일 가네요.
그동안 수없이 수제 화장수를 만들어 사용했지만 모과 세럼이야말로
단연 최고!
아무래도 1 년치 쓸 걸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뒤늦게 뒹구는 모과라도 주우러 건넛마을로 원정이라도 가야할까 봐요.

모과잼 만들면서도 찾아보지 않던 모과의 효능을 뒤져보니
다른 건 눈에 안 들어오고 와~ 이거 비타민 C 함량이 높아서 기미가 옅어진대요.
탄닌도 많아서 모공도 쫙 조여주고.
야홋!
눈 밑에 떡하니 자리잡은 콩알만 한 기미야~
코옆으로 쭉쭉빵빵 구멍숭숭한 못난이들아~
이 추위에 방 빼게 돼서 어쩌냐 이제? 이히히...







남은 모과 살은 어디에 쓸까요?

씨앗은 충분히 제 역할 마쳤으니 좋은 땅에 거름되도록 묻어주고
과육만 곱게 갈아서
여기에 유기농 비정제 원당을 동량으로 더해 잘 섞어요.
모과설탕 스크럽을 만드는 거예요.
각질 제거제로 사용하려고요.

자주는 아니고 일주일에 1 번, 특별히 피부가 꺼칠할 때는 2 번 정도
샤워할 때 모과설탕 스크럽으로 살살 문지른 다음
10 분 정도 욕실청소 하며 슬쩍 말려요.
그러고나서 미지근한 물을 축여가며 가볍게 비벼 헹구는데 피부가 아주 그냥 보돌보돌 촉촉하니 매끈해서 이거 실화냐 싶어진다는요 (오래 가지 않는 게 한이지만).







보고만 있어도 고와질 것 같구나.
모과설탕 스크럽







촉촉한 겨울을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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