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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돼지고기 된장박이 비지찌개
이름 : 하동댁 2017-07-26 19:15:55, 조회 : 2,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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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워도 더워도 이런 더위는
산골에 들어와 산 17 년 세월 가운데 최고봉이다.
되도록 불 덜 쓰는 음식으로만 가까스로 만들어 연명하다가
둥지를 찾아들듯 오랜만에 돌아올 막둥이 동생을 위해 비지찌개를 준비하기로 한다.
돼지고기 안심을 집된장에 박아놓은 지 45 일이 지났다.
이걸 비지찌개에 넣고 싶은데 된장 간이 어느정도 들었는지 가늠하기 어려워
일단 우리끼리 먼저 끓여 맛을 보기로 했다.

돼지고기 된장박이는 부러 만든 것은 아니었다.
그즈음 우연히 이웃으로부터 돼지고기 안심을 제법 많이 나눔 받을 일이 생겼는데
아직 봄철 일이 한참 바빠 다 요리하지 못한 채 김치찌개에만 한 번 넣어 먹고는
남은 고기를 처치할 방도를 궁리하며 소금에 절일까, 된장에 박아볼까 망설인 끝에
감칠맛이 훨씬 낫겠지 하는 생각이 들어 된장박이로 결정했던 것.
그리 단순하게 시작했지만 손 대고 보니 생각보다 품이 많이 들었다.
바쁜 시간 속에서 자꾸 일을 벌이는 내가 어처구니 없었더랬는데 이제 와서 비지찌개 끓일 마음을
내고보니, 안 해놨더라면 어쩔 뻔 했어, 신이 막 난다.


돼지고기 된장박이는 이렇게 만들었다.
먼저 고기를 술이 된 맑은 쉰다리에 담가 씻어서  
체에 밭쳐 봄볕에 널어 놓는다.









고기 겉면이 구덕구덕해질 때까지
고루 마르도록 이따금 뒤집어준다.
사방이 잘 말랐거든...









오래오래 익어 새까만 집된장을
두둑하게 발라...









묻는다.











밀폐해서











냉장보관 하며 한 달 하고도 보름을 더
숙성시켰다.

45 일이 지나 그릇을 열어보니
된장에 수분이 고여있다.









조심스럽게
고기를 꺼내









묻어있는 된장을 흐르는 물에 씻고
키친타올에다 물기를 걷은 후
쉰다리 지게미를 두텁게 발랐다.


쉰다리 지게미는
현미밥알째 갈아 만든 걸쭉한 쌀요거트 말고 크바스처럼 쌀즙을 분리시키며 얻은 것으로
말하자면 쌀 껍데기 모음.
쉰다리 지게미엔 다량의 유산균과 야생효모가 살아있으므로
여기에 바로 우유나 두유를 부어 발효시키면 몇 시간 되지않아 뻑뻑한 요거트가 된다.
나는 이걸 첨가해 종종 빵을 부풀리기도, 쿠키를 굽기도 한다.











쉰다리 지게미를 고기에 바른 이유는
된장에 푹 절은 고기의 염도를 낮춤과 동시에 보다 좋은 고기향을 끌어내기 위하여.










비닐백에 담아
냉장고에서 2~3 일 숙성시킨다.










3일 후 열어보니
쉰다리 지게미에 된장물이 흠뻑 들었다.










지게미를 훑은 후 흐르는 물에 헹궈 물기 닦고
용도에 맞춰 썬다.

쫀득한 탄력과 부드러움이 동시에 느껴지네.
구수한 풍미도 솔솔...^^









고기를 완벽한 상태로 준비했으니 이젠 비지찌개 끓일 차례.

엊저녁에 미리 불려놓은 콩을 갈고
잘 익은 김치는 물에 맑게 씻어 국물을 꼭 짠다.
김치와 돼지고기를 참기름에 볶다가...










다시마와 표고, 양파껍질과 파뿌리로 낸 채수를 붓는다.
채수 낸 표고도 송송 썰어 더하여
저어가며 한소끔 끓인다.









국물만으로도 아흠 맛있어 할 만큼 충분히 맛이 우러나왔거든
여기에 콩비지를 첨가한다.

밑이 눌지 않도록 마음을 오롯이 모아
매 젓는다.

비지가 완전히 익었으면 불을 끄고
뚜껑을 덮어 뜸 들이는 동안

뚝배기를 뜨겁게 데워서









뜨거운 뚝배기에
비지찌개를 옮겨 담아 상에 올리면...










잘 먹겠습니다~











맛이 어떠냐고 물으니
신경질이 날 지경이라고.
그래도 가족 여러분, 웃어주세요~~~^^;









한여름
꿀맛 밥상...^^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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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니하고 나하고...^^


전생에 나라를 열 두 번쯤 구한 사람들이었는지
맺어진 인연들에게 넘치는 사랑과 관심을 받으니 더더욱 감사한 요즘입니다.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저희 고부, 건강하고  또 다정하게 잘 지낸답니다.
특히나 어머니께서는 입맛도 달고 항상 기쁜 마음으로 늘 기도하며 사세요.
문득 궁금해 하시는 당신을 위해
수국이 아직 한창이던 날 함께 찍은 사진 살포시 올립니다.
저희도 그렇지만 언제나 그곳에서...

건강하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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