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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생강나무꽃 쌀요거트
이름 : 하동댁 2017-03-26 21:10:05, 조회 : 3,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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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강꽃차 포장을 하다보니
마저 깨끗하게 한 통을 채워 넣기엔 좀 모자라요.
꽃가루도 고이고 꽃받침도 많이 떨어져 상품성이 없습니다.
이런 것은 따로 모아 우리가 먹어요.
차를 만드는 집이니 제일 좋은 차만 마실 줄로 아는 사람도 있지만
실상은 이런 거, 아까워서 남겨 놓은 이런 걸 주로 먹습니다.
상품에선 쳐졌으나 맛이 다르지도 않으려니와
산을 오르내리며 예쁜 꽃 따려 정성을 쏟은 가족들의 노고만큼은 꽃가루 한 톨만큼에도
공평하게 스몄으니 우리 손이 닿은 어떤 차라도 그저 기꺼웁게...^^

생강꽃차는 알싸한 생강 내음과 입안에서 은은하게 퍼지는 옅은 달콤함이 매력이랍니다.
이 아름다운 노란 봄을 이번에 만들 쌀요거트에 입혀보고 싶어졌어요.
저 실은 요즘 쌀요거트에 푹 빠져 살아요.
몸이 둘이라도 모자르게 종종대는 봄날, 출출할 때나 목이 마를 때 잘 익은 쌀요거트 한 잔씩 하면
피로도 허기도 수월히 물리칠 수 있어 정말 좋습니다.
게다가 맛있지, 소화 쑥쑥 잘 되지, 화장실에서 치르는 대사 시원하지,
뭐하나 나무랄 데 없는 음료이다보니 우리가족 모두가 쌀요거트라면 대환영이에요.

쌀요거트는 제게 삶의 다양한 부분에 영감을 주신 블로거 엔지니어 66 님의 글에서
처음으로 쌀 발효음료 '쉰다리' 라는 이름으로 접했었습니다. 대략 10 년 전쯤인 것 같아요.


'쉰다리' 는 원래 제주지방 토속 음료로
쌀이 귀한 여름에 보리밥으로 끼니를 잇다가 남은 밥이 쉬어져서 버리기 전에 누룩을 섞어두면
습하고 더운 날씨에 밥알이 흐물흐물 삭으며 저절로 부글부글 거품이 괴는데
여기에 적당량의 물을 더해 농도를 맞춘 다음 체에 내려 마셔왔다고 해요.

진작부터 쉰다리를 해보고 싶었으면서도 누룩부터 내 손으로 빚고자하는 욕심에 한 해 두 해 미뤄오다
더는 안 되겠어서 결국 전문가가 디딘 전통 누룩에 도움을 받아 쉰다리를 만들었네요.

혹시 이 글을 엔지니어 66 님이 보시게 되려는지 모르겠지만 보신다면
이번 기회를 빌어 배꼽인사 드릴게요.
"덕분에 저도 쉰다리를 잘 만들게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오늘 완성시킨 생강나무꽃 쉰다리는 상상으로나마 엔지니어 66 님과 함께 나누어 마시고 싶을만큼
향기롭게 되었어요. 앞으로도 계속하여 우리집에서 아름다운 맛으로 태어날 쉰다리가 있다면 그것은 순전히
엔지니어 66 님 덕택이에요.^^"










생강나무꽃 쌀 요거트 만들기


팔팔 끓는 물에 생강꽃을 넣어
샛노란 차를 우린 후 미지근하게 식혀서








지룩하게 지어 역시 미지근하게 식힌 현미밥 4~5인 분량에 부어요.












곱게 빻은 우리밀 누룩 한 숟갈, 훌훌 뿌립니다.

한 가지 우세한 균만을 접종시킨 개량 누룩이 아닌,
자연에서 얻은 수 만가지 야생균을 불러모아 우리나라 전통방식으로 빚은 누룩이라야
맛과 향을 보다 풍성하게 표현할 수 있어요.
빵도 천연효모로 부풀리는 것이 한결 풍부한 풍미를 갖추듯.










고루 섞고...












발효의 정점을 찍은 쉰다리를 한 병 첨가하여
새로 만들 생강나무꽃 쉰다리에 발효의 힘을 실어주어요.

누룩을 많이 넣으면 발효는 빠르나 완성 후 누룩취가 강하여 비위를 거스를 수 있고
누룩 양이 적으면 맛과 향은 맑으나 발효가 더딘데다 까딱하다간 실패의 확률도 높아지므로
이 둘을 보완하기 위해 먼저 먹다 남은, 발효가 많이된 쉰다리를 종균으로 사용합니다.
천연효모빵 만드는 분들은 어? 빵 만드는 거랑 닮았네?! 싶으시죠?^^










휘휘 섞으면
꼭 날계란에 비빈 밥, 같은 질감...^^











바글바글 끓는 건,
살아서 조잘거리는 야생효모의 모습!











그대로 밥솥뚜껑 덮어
24시간을 온전히 실온에 두었다가 열어보면
현미밥이 포옥 삭아있어요.
추위와 더위에 따라 발효시간을 조절합니다.










밥알이 잘 삭았거든
곱게 갈아요.











물을 더해가며 농도를 맞추어
원하는 질감을 얻습니다.











맞춤하게 갈았으면 적당한 용기에 옮겨 담아
곧 먹을만큼만 실온에 남겨놓고
나머지는 냉장보관.

냉장고에서도 계속 발효가 진행되므로
발효 속도를 더 늦추려면 물을 훌훌하게 부어 한 번 우르르 끓입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발효가 진행되어 결국 술(막걸리)이 되고
거기서 더 넘어가면 쌀식초가 되니 버릴 것 하나 없는 쉰다리님 되시겠습니다.

현미밥으로 쉰다리를 해서 거르지 않고 그냥 마시면 분리된 현미껍질이 입안으로 가득해져요.
먹는 데 적응하고 나면, 이걸 먹기위해 현미로 밥 짓는건데 뭘, 하며 가볍게 넘길 테지만
그전엔 껍질때문에 현미밥 쉰다리는 못 먹겠다는 소리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지경.
흰쌀밥으로는 아주아주아~주 매끄러운 쉰다리를 만들 수 있어요.그런데 또 맛이 너무 싱거워
현미와 백미를 선호하는 비율(8:2)을 찾아 맛과 질감을 완화했습니다.










달보드레한 생강꽃 향기 포근하게 스민
떠먹는 현미 요거트, 생강나무꽃 쉰다리.











3일간 강하게 발효시켜
입안 가득 토독토독 산뜻하게 터지는 탄산이 일품!
마시는 쉰다리도 멋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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