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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봄나물 향연
이름 : 하동댁 2015-04-14 21:53:30, 조회 : 5,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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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가뭄 끝에 만난 오랜 비.
눈부시게 투명한 봄볕 산 속에 몇 날 가득하더니
새롭게 이어지는 꿀비.

쏘옥쏘옥
양지녘 차밭 여기저기서 앞다투어
녹차잎이 앳된 얼굴을 내밀기 시작합니다.
며칠 더 자고나면 본격적인 녹차철.
살그머니 피어오르는 긴장과
올해 맛볼 햇녹차 파란 맛이
설레임으로 마음은 이만큼 두근두근...







쑥차 만들며 땀방울 뚝뚝 흘리던 어느날
햇살이 너무 아름다워
이따가 일 다 마치고 거기갈까?
부추기니 식구들 모두 환하게 웃습니다.

따사로운 바람과
옅은 그늘이 종일 일렁여
쑥부쟁이 소복한
그 숲에서...








야리야리 보드러운
쑥부쟁이 봄나물







한 소쿠리 그득하게 뜯은 쑥부쟁이 나물을
팔팔 끓는 물에 소금 쪼끔 넣고
살짝 넣었다 얼른 빼서 흐르는 물에 헹구어
물기 꼬옥 짜고 먹기 좋은 길이로 숭숭 썰은 다음,

항아리에서 7년을 숙성시킨 우리집 간장에
소금 약간 더하고,
올리브 오일 둘러
손가락 사이로 즙이 삐져나올 정도로 손에 힘을 주어
빠락빠락 주물러 무칩니다.
싱그러운 향기와 쌉싸래한 맛이 일품이에요.







대나무 숲 앞으론
두릅이 자랍니다.







이제 막 올라와 연한 두릅은 가볍게 데쳐 초고추장 찍어 먹고요,
못 본 사이 한 뼘을 훌쩍 넘어 자란 건 올리브오일에 볶아
봄 향기 그윽한 두릅 파스타로.







뒷산의 엄나무도
해가 다르게 기세가 등등해져요.







끓는 물에 넣은 즉시 꺼내 체에 밭친채
부채로 바람을 일으켜 재빠르게 식힌 엄나무 순은
우리가족 입맛에 맞춤하여

미리 만들어 둔 굴간장으로 간하고 올리브오일에 엄나무 향만 올라오도록
따듯하게 볶아요.

밥반찬으로도 입에 착착 감기고...







일에 지쳐 국 끓일 기력도 없을 때
파스타면 삶아 볶은 엄나무순을 얹으면
쌓였던 피로까지 단숨에 날릴 보약 밥상 뚝딱.







맨살에 스치기만 해도 신경이 바짝 서는
산딸기 나무 덩굴을 헤치고...







무언가를 꺾네요.
무얼까요?







어찌 저리 척박한 데
고사리가 다 자랐을까요.







보일 때마다 한 줌씩 따 모은 고사리를
소금물에 줄기가 무르도록 데쳐
맑은 볕에 내놓고 고들고들하게 말립니다.
날씨만 좋으면 하루라도 충분해요.







말린 고사리를 쓸 적엔
하룻밤 찬물에 담가 다시 불려요.
자기 전에 물을 부어놓고 아침에 보면 이렇게 물빛이 노르스름하거든요.
그러면 펄펄 끓는 물에 다시 한 번 넣었다 꺼내
남아있던 아린맛까지 제거합니다.
이미 충분히 삶아놓은 고사리라 두 번째 삶을 땐 그저 삶는 시늉만 할 정도라도 괜찮아요.
시원한 물에 헹궈 체에 밭쳐 물기 거두고...







고사리 간장 피클을 담급니다.

우메보시 살을 발라내고 얻은 새콤한 씨앗에 홈메이드 굴간장을 넣어 숙성시킨 간장과,
매실원으로 단맛을 내고,
매실식초로 새콤함을 보태어
짭짤 + 달콤 + 새콤 하게 만든 피클간장을 곧바로 고사리에 부어 마무리 지었어요.


미국에서는 고사리를 피클 통조림으로도 만들어 판매 한다지요?
고사리, 그저 볶아먹는 줄로만 알았는데 고맙게도 근사한 음식으로 변신시킨 블로거가 있네요.
보자마자 색다른 요리가 놀라워 잔뜩 일어난 호기심으로 이참에 저도 만들어 보았습니다.
저는 늘 그렇듯 제 식대로 만드느라 원문과는 판이하고요,
고사리 간장 피클 제대로 만드는 방법이 궁금하신 분은 아래로..^^

http://www.thepatioyujin.com/1166








텃밭에서 살랑이며 예쁜짓 하는
맑은 연두,
참나물도 슥슥 베어요.







상쾌하게 헹구어 채소 탈수기에다 물기 털어
양파 착착 채치고요,
집간장과 다진 우메보시,매실식초, 금귤 마멀레이드, 고춧가루, 참기름, 통깨 양념으로 무친
참나물 겉절이.

금귤향과 참나물 내음이 어우러져 이것만 가지고도 밥 한그릇은 기본이에요.







다시 두릅.

동생이 산행하다 야생 두릅을 만났는데 애석하게도 피었더라고.
그렇긴 하나 향기만큼은 이제껏 맡아본 것 중 최고라 꺾어왔다며 한 다발을 건넵니다.
괜찮아요, 그럼요. 팔 것도 아닌데 잎 핀 것이 무슨 대수라고요.

보통 때 보다 시간을 약간만 더 두고 데쳐서
새끼 손가락 길이만 하게 자르고
줄기는 얇게 썰어
양배추며 브로콜리, 비트랑 삶은감자, 껍질 벗긴 마와 병아리콩 등의 재료에 더해
빵 식사에 곁들일 볶음 채소로 만들어요.







비트의 존재감이 하도 강렬하여
두릅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만 먹어보면 누구라도
"이야, 이거 뭘 넣었기에 향이 이렇게 특별할까" 하며 눈이 동그래지는
두릅 채소 볶음의 맛...!







녹차나무 밭 한 켠에는
작지만 소루쟁이도 군락을 이루었습니다.







속고갱이만 잘라요.
요거 새콤한 맛이 싫지가 않아 요맘때면 보드러운 것만 골라
샐러드에도 넣고 된장국을 끓여 별미로 즐긴답니다.







취나물,
질경이도 뜯고...







민들레, 엉겅퀴,
제비꽃(꽃은 따서 샐러드로, 잎과 줄기는 국에 넣음), 작은 머위잎 등속을
끓는 물에 소금 넣어 살짝궁 데쳐
다시마, 표고, 양파껍질, 파뿌리로 채수 낸 것에 3년 숙성된 우리집 된장을 풀어
시간을 두고,
보약 고으듯이
푸욱 끓입니다.







뭐라 형용하기 어려운
기분 좋은 맛,

봄나물 된장국.







오가피잎이 얼마나 자랐는지 살피러
깊은 산 들어가는 두 남자 식구들의 도시락에
봄나물 된장국을 넣어 배웅을 하고 돌아서는데
어머...뻐꾸기 우네...!
청명한 그 소리에 한참을 귀 기울이노라니
어쩐지 가슴 한켠이 뻐근해져 옵니다.


자연으로 돌아오길 참 잘 했어.
봄숲의 저 뻐꾸기처럼
여기에 둥지를 틀길 정말 잘 했지?
그러고보니 우리, 이곳에서 14 번째로 새 봄을 맞았구나.
가고 오는 시간을 헤아리는 것 조차 망각할 만큼
아무렇지도 않게 이 둥지에서 평생을 보낼 수 있다면, 그럴수만 있다면...
그러다 때가 되어 세상과 이별하는 날에는
꿈을 이미 이루었으니 행복했다며
주름진 얼굴에 수채화 물감 번지듯 잔잔한 웃음을 가득 머금을 테지.
부디 그럴 수 있기를
봄숲의 뻐꾸기야!
너도 우리를 좀 빌어주련?^^



영이
언니~ 하동 가족들이 어느 새 14번째 봄을 맞으셨군요!
가족들의 일상들이 한 폭의 수채화가 되어 볼때마다 여운이 남는 풍경입니다.
저희도 언젠가는 그런 풍경속에서 살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도하며....
언니~ 저도 봄숲의 뻐꾸기에게 부탁해야겠어요^^
2015-05-06
20:56:05



하동댁
영이 씨의 바람같이 어서 그 날이 오기를...
저희도 마음 모아 기도드릴게요.^^
2015-05-07
20:2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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